"남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울 지렛대 되겠다"

김지원 / 기사승인 : 2020-02-21 10: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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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군소정당열전] 여성의당 창당준비위
"'83% 남성'이 국회의 현주소…여성의제 전면화 목표
"성범죄특별법 있지만 처벌은 약해…놓치고 있는 부분"
"딸들에 대한 책임의식, 2030위한 안전한 집 만들고파"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들은 본격 총선대비태세에 들어갔다. 주요 원내정당들의 인재영입 및 정책 발표 소식은 끊임없이 언론에 노출되지만, 군소정당들의 이야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는 최소 득표율인 3%만 넘기면 과거보다 많은 의석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정당의 개수는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11일 기준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수는 39개에 달한다. 창당준비위원회도 23개나 된다. 이들 모두가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20대 총선에서 전체 27개 정당 중 21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수치다.

‹UPI뉴스›는 원내 진입을 목표로 하는 정당들의 공약을 소개하고 당직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군소정당 열전'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창당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다."

김은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의 의지는 결연했다. 사실 여성의당의 정식 창당은 '아직'이다. 현재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마친 상태로, 3월 8일 창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창당 전이기에 공약과 후보 등록자가 아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창당 계기와 배경 그리고 염원은 두텁게 쌓여온 단단한 지층 같았다.

여성의당 창당을 결의한 건 지난 1일 여해여성포럼이다. 이후 15일에 중앙당 발기인대회를 했다. 김 위원장은 "시작만으로도 성공이라고 격려해주신 분들도 많지만 창당에 성공해서 21대 총선에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매일 매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대한민국엔 최초의 여성당이 있었다. 1945년에 만들어진 대한여자국민당이다. 대한여자국민당은 61년 해체될 때까지 의회입성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후엔 2018년 '페미당' 창당 시도가 있다. 페미당이나 여성의당은 모두 중앙당 창당 준비위원회를 결성한 단계다.

"'여성주의 입법자'로 여성의제 전면화하겠다"

여성국회의원 17%. 국회의 83%, 광역자치단체장 100%, 기초자치단체장 97%, 광역의회의원 81%, 기초의회의원의 69% 남성. 2020년 정치권의 현 주소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당의 목표는 명확하다. '여성주의에 공감하는 여성을 입법자로 만들어 여성의제를 전면화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기성정당안에서 여성의제는 여전히 후순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새로운 지렛대가 필요하다"며 "그것이 바로 여성주의정당"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월 15일 열린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의'의 모습. [여성의당 홍보실 도유진 제공]

여성들의 분노와 저항…"놓치고 간 부분이 있다는 것"

그는 최근 페미니즘과 여성주의가 정치의 언어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2017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2018년 미투운동, 혜화역시위와 2019년 장학썬(고(故)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사건진상조사촉구등을 통해 여성폭력, 여성혐오, 여성차별에 대한 2030세대 여성들의 분노와 저항이 여성주의의 이름으로 분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과 제도 도입을 위한 여성운동이 있어왔지만, 놓치고 간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놓치고 간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법과 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여성차별적인 문화와 가치관"이라 답했다. 그 예로 '성폭력 특별법은 있으나 성범죄처벌 기준은 미흡한 점', '차별적인 법의 적용' 등을 들었다.

기술의 진보가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상품화하는 방향으로 악용되는 데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불법촬영물' 등 디지털 성범죄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는 "여성안전을 핵심으로 하는 여성주의가 부상한 이유"라며 "여성의당은 바로 이러한 현실과 2030여성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여성의당의 핵심공약은 창당이후 발표될 계획이다. 그 주 내용은 남성중심정치 해소, 여성혐오 및 폭력 철폐, 경제적 불평등 해소, 성고정관념에 근거한 차별과 불평등 철폐, 전쟁 및 가부장적 문화 해소 등을 위한 정책이 될 예정이다.

다양성 보장하는 '준연동형 비래대표제' 도입…의회 진출 기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은 여성의당이 창당을 결심하게 된 직접적 계기다. 30석이라는 의석을 거대정당이 가져가기가 힘든 구조가 되며 가치정당의 의회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30석이 연정의 고리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양한 가치와 의제를 가진 정당들과 연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충분하진 않지만 21대 선거를 통해 구성되는 국회는 좀 더 나은 민주정치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그 길에 우리 여성의당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딸들에 대한 책임의식…2030 목소리 담는 안전한 집 만들고파"

여성의당은 2030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다짐이다. 김 위원장은 창당의 계기 중 하나로 '온갖 성범죄 앞에서 죽을 힘을 다해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딸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꼽았다.

그는 혜화역시위에 나왔던 36만의 익명의 2030여성들, 미투, 디지털 성폭력 피해여성, 젊은 여성연예인의 사망 등의 예를 들었다.

이어 2030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안전한 집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지난 2월 15일 열린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의'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여성의당 홍보실 도유진 제공]

마지막으로 궁극적 목표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현 단계에서의 목표는 5개의 시·도당을 꾸려서 여성의장 창당을 하고 21대 총선에 나가 국회 본회의장에 여성의당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창당을 하려면 전국 5개 시·도당에서 각 1000명, 총 5000명 이상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페미당도 아직 정식으로 창당되지 않은 상태다. 여성의당은 '여성'만을 위한 당이 아니다. 여성'만' 참여할 수 있는 당도 아니다. 여성주의는 여성만을 위한 사상이 아니라는 점을 주지하며, 여성의당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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