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칼럼] 미래 없는 미래통합당에 미래 걸 수 없었다

이원영 / 기사승인 : 2020-04-16 00: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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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부 무조건 반대에 신물
적폐에 반성 없이 무조건 표 달라
미래보다 과거 회귀형 구호 패착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대패했다. 지역 귀퉁이 붙잡고 연명하는 좀비 자민련 신세가 됐다. 막판까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치며 표를 달라 애원했건만 돌아온 건 '야당 심판'이었다. 이제 누구를 원망할 건가. 표를 '잘못' 던진 국민을 원망할 건가. 또다시 그들은 어울리지 않는 땅바닥 절을 할 것이다. 똑똑해진 유권자들은 혀를 찰 것이다.

이번 총선의 그림은 일찌감치 그려졌다. 다만, 통합당만 몰랐을 뿐. 그 그림의 주제는 "너희들은 안 돼"였다. 통합당엔 도저히 표를 줄 수 없어서 민주당에 표를 준거다. 이게 이번 총선의 본질이다.

하나. 통합당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탄핵 당한 대통령을 섬겼던 세력들이 한 치의 반성도 없이 '억울하다' 모드로 민심을 구애했다. 국민들은 "저 자들이 진짜 반성은 한 거야?"라고 물었다. 통합당은 귀를 닫았다. 탄핵 이야기는 벙긋하지도 않았다. 국민들은 똑같은 역사가 반복되겠구나, 직감했다. 당명을 아무리 바꿔도 본색이 어찌 가려지겠나. 정치하겠다는 이들이 사람 마음을 이렇게 모르고 표를 달라 절만 해대니 국민들이 '쯧쯧' 하는 반응을 보인 건 당연하지 않겠나.

둘. 통합당은 현 정부를 막무가내로 비난했다. 패착 중 패착이다. 지난 군사·수구 정권의 대표 인물과 비교할 때 문재인이란 인물이 그렇게 난도질한다고 망가질 대상은 아니었다. 목표를 잘못 잡았다. 차라리 문재인 잘하고 있지만, 우리는 더 잘하는 정권을 만들겠다, 이렇게 호소했어야지.

셋. 통합당은 '문재인 좌파독재를 막아달라' 외쳤다. 그게 '우파독재'와 비교가 되나? 한심한 구호다. 대한민국 기성세대들은 우파독재가 어떠했는지 온몸에 상처로 새겨져 있다. 그 경험, 그 느낌 잘 안다. 우파독재보다는 차라리 좌파독재가 더 낫겠다, 이런 마음 왜 몰랐을까.

독재시대를 주도한 세력들이 독재를 우려하기에 국민들은 갸우뚱했다. 저 자들이 '독재'를 몸으로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 말 하나보다,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단어를 잘못 선택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문민독재에 기꺼이 살련다'며 통합당 주장에 냉소를 보냈다.

넷. 통합당이 내세운 인물들이 별로, 였다. '반 문재인' 노선은 선명했으나 솔루션(해법)이 없었다. 유권자들은 "그래서 어쩔 건데?" 이렇게 물었으나 답이 없었다. 후보들의 면면은 감동이 없었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그동안 많은 증거를 스스로 제시했다. 국민들이 나를 대신해 일하라고 뽑는 게 국회의원인데 나보다 무식한 사람을 어찌 뽑겠나. 통합당은 그런 인물들을 너무 많이 노출시켰다. 국민들 자존심 너무 상했다. 몰랐나? 몰랐다면 충격이다.

다섯. 통합당은 '거꾸로' 갔다. 미래통합당이 아니라 '과거통합당'이 되어 버렸다. 그들이 내놓은 말, 공약은 거꾸로였다. 사람들은 미래를 원했는데 그들은 미래라 이름을 지어놓곤 '과거'만 얘기했다. 없애고…돌려놓고…. 과거로 돌아가려 하니 지금 정부가 하는 거 다 부정하고 도마에 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 아마도 박정희 유신시대나 전두환 군사독재가 그리운 사람일 것이다. 지금 그런 사람 많지 않다. 

여섯. 작년부터 진보 진영에서는 '4.15총선은 한일전'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100년 친일파 잔존세력들을 떨쳐내자는 각오였다. 통합당은 자신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는 걸 모른 체했다. 친일청산은 일본강점기부터 계속되어온 친일 수구 세력의 청산을 의미했다. 통합당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침묵하는 그들에게 유권자들은 '일본 편인가?' 의심했다.

일곱. 통합당은 60대 이상에만 너무 매달렸다. 이번 선거는 50대가 키를 잡았다. 이명박, 박근혜 당선 때는 386세대가 50대 초중반이었다. 지금은 386이 50대 전체를 장악했다. 386세대는 전두환과 목숨을 내걸고 싸운 세대다. 그래서 그나마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게 된 거다. 통합당은 '386세대' 50대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이제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그라들 준비를 하는 게 맞다. 아니면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깨닫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하는 데 거름이 되겠노라, 반성하라. 그나마 꺼져가는 생명의 연장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 이원영 사회에디터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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