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 3법' 속도…전⋅월세 시장 달라진다

김이현 / 기사승인 : 2020-07-07 17: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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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임차인 권리 강화→시장 안정화' 연결 기대
계약갱신 청구권 등 심사…'전세대란' 상황서 효과 주목
전문가들 "임대공급 감소 불가피…전세 급등 부작용도"
정부와 여당이 '임대차보호 3법'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월세 신고제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으로 임차인의 권리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임대차보호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무섭게 치솟는 전·월세 가격으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고, 결국 부동산 시장 안정화로 연결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임차인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발의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개정안은 총 13건이다. 의원마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임대차보호 3법'에 관한 내용이다. 집주인의 전·월세 신고를 의무화하는 전·월세 신고제, 임대료 증액 한도를 5%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 계약기간을 기존 2년 혹은 그 이상 연장할 수 있게 한 계약갱신 청구권제 등이 골자다.

문 대통령 "최고 민생 과제는 부동산"…국회 협조 당부

당정은 7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속전속결로 통과시킬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12·16 대책과 6·17 대책은 물론 곧 내놓을 정부의 추가대책까지 포함해 신속히 입법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입자의 주거 환경이 안정되면, 시장 가격 안정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국회에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우선 '전·월세 신고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현재 전·월세 거래는 매매 거래와 달리 신고 의무가 없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전월세 거래도 30일 이내에 관할 지자체에 계약 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실거래가 신고가 접수되면, 임차인의 확정일자도 등록되는 만큼 이 기간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고 정부는 임대 시장 통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제'는 논란이 첨예하다. 해당 법안은 2년 마다 급등하는 임대료를 제한하고, 세입자가 오랜 기간 한 집에 머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19대 국회와 20대 국회에서도 법안이 발의됐으나 폐기된 바 있다.

현재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주택은 임대료 상승이 5%로 제한된다. 이를 모든 임대주택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2년의 계약 기간이 지났을 때 세입자 귀책사유가 없으면 한 차례 계약(2+2년)이 가능하고, 이때 임대료는 기존 계약의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다. 임대료 상한율이 기존안(5%)보다 낮게 '기준금리+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월세 계약갱신 횟수 등 심사…시장 타격 불가피

계약 갱신 횟수는 조율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백혜련·박홍근 의원의 발의안은 청구권 1회를, 열린민주당 김진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발의안은 2회를 주도록 했다. 심 의원 발의안의 경우 임대차 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담겨 있다. 임대차 계약기간을 최대 9년(기존 3년+갱신 6년)으로 둔 것이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낸 개정안은 아예 청구권 한도가 없어서 '전·월세 무한연장법'이라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결국 '임대차보호 3법'은 국회에서 병합 심사하게 될 예정이다. 이미 정부와 여당이 긴밀한 협의해 왔고, 여당이 176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7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대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월세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지역의 모습. [정병혁 기자]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정을 우려했다. 무엇보다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로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적어지고, 전·월세 계약 기간이 늘어나면서 2년 단위로 나오던 전세 매물이 4년마다 나오게 된다. 아울러 법 시행 직전에 전셋값이 급등할 수도 있다. 실제 KB국민은행 통계를 전세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1998년 전셋값이 전국 평균 17% 이상 올랐다.

"임대물량 줄고 임차인 늘어…불안정 지속"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 3법은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시행 직전에 미리 가격을 올려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단기적으로는 전·월세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며 "정부는 장기임대주택 등 공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시장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개의 임대차보호 법안 개정이 동시에 이뤄지면 임대시장의 자율성과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임대인이 공급을 포기해 국지적으로 임대료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고, 민간임대 사업자 중심인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특성상 수익성 악화로 인한 임대공급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월세 신고제의 경우 정당하게 사업할 수 있는 방향이고, 임대료 상승률을 봐도 5% 정도면 무리감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주거순환을 위해 임대계약이 무조건 장기화되는 게 옳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가 임대사업을 할 필요가 없어지니 물량은 줄어 들고, 임차인은 늘어나니까 결국엔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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