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전광훈에 양다리 걸친 통합당에 민심 등돌린다

김광호 / 기사승인 : 2020-08-25 17: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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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지도부, 8·15 광화문 집회 관련 책임 회피
극우세력에 '회초리' 들고 코로나 극복에 앞장서야

"8·15 집회는 우리 미래통합당이 주최하지도 않았고 참가를 권하거나 독려한 일도 없고 우리 구성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한 적도 없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검사를 많이 하면 확진자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민을 겁박해 검사를 많이 받게 하고 있다" (한기호 통합당 의원)

▲보수단체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열린 8·15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마친 후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과 관련해 정치권의 정쟁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도부에서 말로는 선긋기에 나선 모양새를 보였지만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와 8·15 광화문 집회 세력에 책임을 묻는 덴 소극적이다.

통합당의 직접 책임론도 불거졌지만 모르쇠다. 민경욱, 김진태 전 의원 등 통합당 관련 인사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는 등 통합당에 방임, 방조의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광훈 목사와 통합당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민주당이 방역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같은 날 주호영 원내대표도 "8·15 집회는 우리 통합당이 주최하지도 않았고 참가를 권하거나 독려한 일도 없고 우리 구성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한 적도 없다"면서 "방역 실패의 책임을 피하려는 치졸한 형태"라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미 전광훈 목사가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지지를 호소해 구속됐었고 민경욱 전 의원, 김진태 전 의원 등은 광화문 집회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코로나 검사까지 받았다. 통합당이 '관련 없다'고 하는 말을 누가 믿을까 싶다.

게다가 한 통합당 의원은 최근 2차 확산이 온 건 정부가 보수세력을 노리고 일부러 검사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음모론까지 버젓이 제기하는 마당이다. 

한기호 통합당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정부는 8·15 집회 후 거의 공갈, 협박조로 검진을 받도록 국민들을 겁박해 하루 2만~3만 명이 검진 받도록 했다"면서 "결국은 검진 대상자가 늘어나면 확진자도 늘어난다는 단순한 논리를 적용하면 (하루 감염자 수가)200~300명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검진 대비 확진율이 20%를 넘어 일반 확진율의 10배가 넘게 나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인데도 이런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연일 사투를 벌이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을 힘 빠지게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통합당은 본인들을 위해서라도 남 탓만 할 때가 아니다. 얼마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제쳤던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러나 한 주만에 다시 민주당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본인들의 책임을 외면한 채 정부 탓, 국민들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통합당은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극우인사들에게 누구보다 무섭게 회초리를 들었어야 했다. 국민의 불안과 분노를 대변했어야 했다.

정부 여당에 대해 '비난을 위한 비난'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초당적 협력으로 이 난국을 극복하는 데 앞장설 때만이 통합당을 향한 국민 시선이 진정으로 달라질 것이다.

▲사회부 김광호 기자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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