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告] 삭제했던 '박원순 성추행 의혹 특종' 다시 올립니다

류순열 / 기사승인 : 2020-09-14 08: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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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4월 성폭행 사건 피해자와 동일인"
UPI뉴스, 7월14일 특종보도했으나 '2차 가해' 우려에 기사 내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인 비서 A 씨는 지난 4월 서울시 비서실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A 씨를 변호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미 UPI뉴스가 지난 7월14일 특종 보도한 내용입니다. UPI뉴스는 당시 이를 전하면서 비서실 성폭행 사건이 A 씨가 박 시장을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배경이라고 봤습니다. 서울시가 해당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가 직위해제될 줄 알았는데 다른 부서로 전보 발령이 났다. 그것도 피해자와 업무상 연관된 자리였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UPI뉴스는 그날 특종기사를 두어시간만에 삭제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기사가 자칫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삭제하면서도 영영 감출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봤고, 결국 두 달의 시간이 지나 진실이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이에 UPI뉴스는 7월14일 '특종기사'와 '특종기사를 삭제한 이유'를 다시 올립니다. < 류순열 편집국장 >

 
 다음은 7월14일 특종 기사.


[단독] "박 시장 피해자, 4월 시장 비서실 성폭행 피해자와 동일인"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A 씨(전 비서)가 지난 4월 시장 비서실 회식 때 시장 비서관 B 씨(별정직 7급)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 시장 성추행 피해자와 4월 비서실 성폭행 피해자가 같은 인물이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4월 성폭행 사건에 대한 박 시장의 안일한 대응이 박 시장 고소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한층 짙어졌다. 서울시는 당시 가해자인 시장 비서관 B 씨(별정직 7급·의전담당)를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시켰을 뿐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고, 그 사이 피해자는 꽃뱀이라는 소문에 시달리며 고통 받았다.

UPI뉴스는 이같은 사실을 서울시청 6층(박 시장 집무실) 정무라인 주변 인사와 피해자 양측에서 확인했다. 해당 인사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언론에선 진실 규명에 필요한 것일지 몰라도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우리는 확인해 줄 수는 없다"면서도 성폭행 피해자와 동일인임을 부인하진 않았다.

해당 인사는 14일 "A 씨는 지난 2월에도 박 시장 비서관에게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하소연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비서관이 성폭행 가해자 B 씨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 A 씨를 지원하는 김재련 변호사·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측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자가 성적 괴롭힘에 대해 박 시장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히며, 2월 6일자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공개했다.

A 씨는 작년 7월 인사발령이 나 2월 당시는 비서실 소속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이 자신을 비밀대화방에 초대해 성적 괴롭힘을 지속하자, 시장 비서관 등에게 비밀대화방 메시지를 보여주며 하소연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4월 14일에 비서실 회식 때 박 시장 비서관이 만취한 A 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비서실 성폭행은 사건 발생 열흘 뒤 서울시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B 씨가 A 씨가 박시장에게 4년 동안 성추행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A 씨를 성폭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B 씨는 박 시장의 의전 담당을 하다가 별정직 7급 비서관으로 근무해 왔다.

성폭행 사건 당시 A 씨는 비서실 소속이 아니었다. 4월 7일부터 비서실장과 정무라인이 교체되면서 전 비서실 출신 직원들도 회식에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사건 이후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되었을 뿐 이렇다할 징계를 받지 않았다. 이에 충격을 받은 A 씨가 박 시장 정무라인에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하소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시장 정무라인은 이 문제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A 씨로서는 용기를 내서 지난 2월부터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측근에 알렸는데, 오히려 두 달 뒤 시장 비서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해당 비서관은 제대로 징계도 받지 않는 부조리가 이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피해자 측 관계자는 "A 씨가 이때 받은 공포와 충격으로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도 13일 기자회견에서 사건 진행 일지를 공개하며 "피해자에 대한 첫 상담일은 5월 12일"이라고 밝혔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다음은 특종기사를 삭제한 이유.


[社告] UPI뉴스가 특종기사를 삭제한 이유

UPI뉴스는 7월14일 오후 5시5분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중대 사실'을 전하는 단독기사를 배포했다가 당일 저녁 삭제했습니다.

진영으로 갈려 편들기, 억측, 음모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오직 진실만이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태를 매듭짓고, 우리사회의 혼란을 멈추는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이런 원칙과 가치에 충실한 기사였습니다. 피해 여성이 박 시장을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배경을 담고 있어 피해자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과 억측을 차단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진실의 퍼즐조각을 맞춰가는 UPI뉴스의 기사가 자칫 '2차 가해'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숙고 끝에 기사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도 UPI뉴스는 진실을 좇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권 침해의 가능성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도 않겠습니다.

피해자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피해자중심주의'를 굳건하게 지켜나가겠습니다.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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