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11월 26일 오전 이사회…오후 임원인사 발표
임원 15~30% 감축 전망…그룹 양대 축 유통·화학 '부진'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타계 이후 롯데그룹의 첫 정기 임원인사가 이번 주 실시된다. 예년보다 약 한 달 앞당겨진 시점으로 대규모 '쇄신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6일 오전 롯데지주 이사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 오후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는 임원 15~30%를 줄이는 강도 높은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화학, 호텔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올해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지난 18일 방문해 실험실에서 메셀로스 제품이 사용된 배기가스 정화용 자동차 세라믹 필터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롯데쇼핑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6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급감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407억 원으로 같은 기간 85.4% 급감했다. 호텔롯데는 영업손실 규모가 4632억 원에 달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영호 식품BU장의 거취에 특히 관심이 모인다.
강 부회장은 유통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 연임이 유력시된다. 강 부회장은 지난 6월 롯데자산개발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의 등기임원으로도 지난 9월 선임됐다. 황각규 전 부회장이 지난 8월 사퇴하면서 물러난 자리를 강 부회장이 채웠다.
롯데 유통BU는 빅데이터 경영을 위해 강 부회장 직속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를 지난달 출범시키기도 했다.
▲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롯데쇼핑 제공] 앞서 롯데는 이례적인 임원인사를 지난 8월 실시했다.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황 전 부회장이 물러났고, 이동우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롯데지주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롯데물산,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일부 계열사의 대표도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롯데쇼핑은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컨설팅 펌 출신인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해 순혈주의를 깼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인사는 신 회장이 지난 3월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으로 선임되며 한일 롯데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정기 임원인사다. 고(故) 신 명예회장 타계 이후 첫 정기 임원인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인사 내용에 대한 강력한 입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