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명 안산 섬마을 '풍도분교', 마지막 눈물의 졸업식

문영호 / 기사승인 : 2021-01-15 12: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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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로 입학생 없어 6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최영림 분교장, "할얘기는 많지만...'건강해라'" 눈시울
전교생 1명으로 졸업식과 함께 문을 닫게 되는 경기 안산의 작은 섬마을 풍도분교 졸업식이 15일 열렸다.

경기도 유일의 도서지역 학교인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는 전남 흑산초등학교 영산분교와 함께 전국에서 학생수가 가장 적은 전교생 1명이 재학중이었다.

59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데다 마을 주민 모두 이 학교 동문으로, 주민과 안산교육지원청, 대남초교는 한 마음으로 마지막 졸업생의 앞날을 축하하고 사라지는 학교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려 뜻 깊은 졸업식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안산시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의 마지막 졸업생인 서 모 군이 모니터를 통해 박문자 대남초등학교 교장의 격려사를 듣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상품수여와 격려사, 졸업식 기념영상 등 준비한 모든 절차는 교실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됐다.

송사를 해 줄 후배도, 졸업을 축하해 줄 가족도 함께하지 못한 채 졸업생 서모(13)군 혼자 6년 동안 공부하던 책상에 앉은 채 스크린을 응시하며 졸업식을 치렀다.

스크린을 응시하던 서군은 졸업장 수여와 학교장 격려사를 거쳐 졸업식 노래와 교가 부르기가 진행되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서군은 "학교가 없어지는데, 코로나19로 마지막 졸업식마저 선생님과 마을 어르신들 없이 혼자서 영상을 통해 치르게 돼 아쉬웠다"며 "그래서인지 교가가 나올 때 더욱 가슴이 뭉클해 눈물이 솓구쳤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안판시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 전경 [경기도교육청 제공]

풍도는 안산시 대부도에서 서해바다로 약 24km 가량 떨어진 인구 100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 마을로 인구가 감소해 올해부터는 신입생이 완전히 끊겼다.

서군을 지도해 온 분교장 최영림 교사는 "서군이 3월 인천에 있는 중학교로 진학하게 돼 부모님 곁을 떠나게 됐다"면서 "당부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지만, 가장 바라는 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 분교장은 3년 전 풍도분교로 부임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서군과 함께 했다.

최 교사는 "이른 아침 6시부터 학교를 찾아온 서군과 하루를 지내다 저녁 늦게 헤어지기가 다반사였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을 때는 1년에 8번씩 둘만의 체험학습을 다녀오기도 했는 데 배편이 하루 1번 뿐이어서 뭍으로의 체험학습은 매번 2박 3일이었고, 그럴 때마다 숙소는 광명시에 있는 우리 집이었다"고 회상했다.

박문자 대남초등학교 교장은 영상 격려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장의 마지막 졸업생이라는 긍지와 자연에서 배운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를 선도할 훌륭한 인재로 자라 달라"고 당부했다.

안산시 대부동에서 남서쪽으로 24km 떨어진 외딴 섬 풍도에 있는 풍도분교는 이날 졸업식을 끝으로 1년간의 휴교 기간을 거쳐 2022년 폐교된다. 1962년 개교 이후 60년 만이다.

마을 주민이자 풍도분교 동문이며, 풍도분교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홍완덕 주무관은 "젊은 사람들은 뭍으로 떠나가고 어르신들이 주로 남은 이곳은 50여 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며 "졸업식도 졸업식이지만 마을의 상징인 학교가 문을 닫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U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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