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왜 신발을 버렸나'…한강 대학생 사망 미스터리

김지원 / 기사승인 : 2021-05-04 15: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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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와 아이폰인데 바뀐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20대 남자가 술먹다가 친구찾기 위해 부모님 찾았다?"
반포 한강공원 대학생 사망 사건의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손정민(22)씨는 실종 닷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는데, 어떻게 죽은 것인지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은 함께 술을 마셨다는 친구 A 씨에게 집중된다. A 씨는 왜 정민 씨의 휴대폰을 갖고 혼자 귀가한 것인지, 자기 신발은 왜 버렸다고 한 것인지, 최면 조사 받으러 가면서 왜 변호사를 대동한 것인지, A 씨 가족은 당일 오전 3시반 통화 사실을 왜 숨긴 것인지,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정민 씨의 부친 손현(50) 씨는 공개적으로 " 증거 인멸", " (무언가 숨기고) 지키려는 사람 " 등의 표현으로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고 공언까지 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A 씨가 설명한 사건 정황에 대한 의혹 제기가 쏟아진다.

▲ 반포 한강공원에 손정민 씨를 찾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모습. [손정민 씨 아버지 블로그 캡처]

A 씨는 4월 25일 오전 2시쯤 술을 먹고 잠들어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났다고 했다. 이때 옆에서 자고 있던 정민 씨를 깨웠으나, 일어나지 않았고, 이에 자신이 부모님께 전화해 "정민이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A 씨 부모님은 "깨워서 같이 와라"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A 씨는 다시 잠이 들었고, 오전 4시 30분 잠에서 깨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온 A 씨는 정민 씨의 행방을 묻는 부모님의 말씀에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답했고, 이에 함께 정민 씨를 찾아 한강으로 나왔다는 것.

정민 씨를 찾지 못한 이들은 오전 5시 30분쯤 정민 씨의 부모님께 전화했다. 정민 씨를 찾던 아버지 손 씨는 정민 씨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정민 씨 휴대전화는 A 씨의 주머니에서 발견됐다. A 씨는 정민 씨 휴대전화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이유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한다.

"휴대폰이 바뀐 걸 몰랐다고? 이해 안가"

먼저, 휴대폰을 착각했다면 3시 30분에 본인의 부모님께 전화를 건 기기는 어떤 것이었느냐는 의문이다. 3시 30분까지는 멀쩡히 사용하던 본인의 휴대폰이 4시30분 귀가할 때는 어떻게 정민 씨 휴대폰으로 바뀌었다는 건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 젊은 누리꾼은 "나도 그렇고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생활이라, 깨자마자 스마트폰을 쥐고 시계를 본다. 4시 30분에 다시 일어나서 분명 스마트폰으로 시계를 보거나 찾았을 텐데, 폰이 바뀐 사실을 인지 못 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A 씨와 정민씨의 휴대폰 기종은 각각 아이폰과 갤럭시로 달랐다. 

4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의혹이 제기된다. A 씨는 오전 4시 30분 잠에서 깼을 때 정민 씨가 옆에 없어 정민 씨가 혼자 집에 갔다고 생각해 자기도 집에 돌아갔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보통 술에 취해 함께 자다가 깼는데 친구가 옆에 없으면 일단 전화부터 해보지 않나. 전화 바뀐 사실을 모른 것도 이상하고. A 씨 주장대로 정민 씨가 집에 갔다고 생각했다면, 오히려 그 이후 행동이 더 말이 안 된다. '정민 씨가 알아서 집에 갔다'라고 정말로 생각했다면, 집에 가서 부모님과 다시 찾으러 나올 필요가 없다. 그런 경우라면 그냥 집에 가서 잤을 거다. 정 걱정된다면 정민 씨 부모님께 정민 씨가 집에 들어왔냐고 연락해서 물어본다든가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잠을 자다 깨 옆에 친구가 없다면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등 어떤 식으로든 휴대폰을 사용했을텐데, 바로 집으로 향하는 등 마치 '걸어도 받을 사람이 없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얘기다.

A 씨는 왜 정민 씨 부모에게 전화하지 않았나

A 씨가 자기 부모와 함께 정민 씨를 찾아나섰다는 대목도 의문 투성이다. 정민 씨의 아버지 손 씨는 지난 3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A 씨가 본인의 부모님께 3시 30분에 전화한 사실도 나중에서야 경찰을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손 씨는 "3시 30분은 우리 깨우는 게 미안해서 (본인 부모님께) 전화했다고 치자. 4시 30분에 애가 안 깬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아들을 찾아 친구 가족이 나설 때도 우리 집에 전화를 안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4시 30분에 집으로 향했는데, A 씨 온 가족이 다 같이 한강에 다시 와서 정민 씨를 찾다가 정민 씨 부모님께 5시 30분에 전화를 했다. 잘 봐줘야 1시간 간격이다. 집으로 향하는 시간, 집에서 다시 한강으로 나오는 시간, 한강에서 정민 씨를 찾다가 못 찾겠다고 느낄 만큼의 시간 등등이 더해진 게 1시간 내라는 건데. 그렇다면 A 씨 가족은 A 씨가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마자 거의 바로 달려 나왔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만큼 상황이 매우 급하다고 생각했다면, 정민 씨 부모님께 그때 당장 전화를 안 한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20대 젊은 남자애가 술 먹다가 부모님을 찾는다고? 그냥 술 먹고 일어난 단순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다면, 20대 젊은 남자애가 본인 부모님까지 동원하면서 찾겠나. 뭔가 심각함을 인지했으니 부모님을 동원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자기 신발을 왜 버렸나

손 씨는 A 씨가 당시 신었던 자기 신발을 버렸다고 한 대목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손 씨는 "새벽 2시에 동영상 찍은 이후에 자다가 우리 아들이 일어나서 막 뛰어다니다 넘어지면서 신음하는 걸 친구가 들었고 그 때 얘(정민)를 일으켜 세우고 이러느라고 자기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은 더 더러울 텐데 그걸 고려해서 찾아야 할 거 아닌가. 그런데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나 진흙이 없다.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진 건가 봐야겠다 싶어서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A 씨) 아빠한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서 우리는 또 두 가지 의문 사항이 생긴다. 보통의 아빠가 애 신발 버린 걸 그렇게 알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 상식적으로는 '잘 모르겠는데요. 물어볼게요. 어디 있겠죠'라고 하는 게 정상인 것 같은데 신발을 버린 거를 아빠가 알고 있고 즉답을 한다는 것은 아주 이상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 신발은 CCTV에 나오지 않나. 4시 30분 CCTV에 나올 텐데 저는 안 봤지만 '그게 얼마나 더러워서 버렸을까? 그렇게 급한 건가?'라고 제가 형사 취조하듯이 따질 수가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손 씨는 신발을 거론하며 "바로 버렸다고 하는데 머리에 핑하고 도는 게 '이거 증거인멸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아들 신발 버린 걸 알고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최면조사 받는데 변호사 대동한 이유는

아울러 A 씨가 두 번째 최면 수사를 받을 때 변호사를 대동하고 왔다는 사실도 전했다.

손 씨는 "내가 불러서 나온 친구가 없어졌으면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변호사를 대동하고 왔다는 건 자기를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경찰에서 다 알아서 해줄 거고 우리 아들 어쩌다 죽었는지만 알면 원한 풀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누리꾼은 "나와 함께 있던 내 친구가 그렇게 떠났다면, 경찰에 무조건 협조하고 모든 증거가 될 만한 걸 다 내놓을 것 같은데, 변호사를 대동한다니.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손 씨는 4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범행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냐고 묻자, "정민이 스스로가 그렇게 될 수는 없다. 우발적인 거냐 계획적인 거냐의 차이밖에 없다"고 답했다.

의혹이 중첩되면서 정민 씨 사망 사건은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강 실종 대학생 고 손정민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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