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공짜로 보는 중국, 국뽕 영화엔 '펑펑'

김당 / 기사승인 : 2021-10-06 17: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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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격발 영화 '장진호(長津湖)', 당국 '막후 지원'으로 흥행 신기록
6일 오후 2시 현재 예매수입 5019억원 기록…국경절 역대 신기록
장진호 전투, 중국군 3만명 전사…美해병대 750명 전사∙200명 실종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가운데 관련 매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폐쇄적인 인터넷 정책으로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는 '저작권 약탈국가'인 중국은 예외다.
 

▲ 중국의 애국주의 '국뽕' 영화 '장진호(長津湖)'의 포스터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은 2016년부터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까지 발동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신작의 유통은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오징어 게임#'라는 해시태그는 누적 조회 수가 17억7000만 건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그만큼 많은 중국인들이 불법사이트에서 중국어 자막이 달린 오징어 게임을 '공짜'로 봤다는 의미다.

 

반면에 중국의 애국주의 '국뽕' 영화 '장진호(長津湖)'는 당국의 '막후 지원' 하에 역대 국경절(10. 1~7일) 연휴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장진호'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이른바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6∙25 한국전쟁)을 소재로 만든 영화다.

 

'장진호'는 중국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달 30일 개봉 이후 5일까지 약 25억 위안(한화 약 4600억 원, 예매 플랫폼 마오옌) 입장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 5일 동안 15억 위안 이상을 벌어들였던 영화 '나와 나의 조국(我和我的祖国)'의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다.

 

▲ 영화 '장진호'는 6일 오후 2시 현재 'EnData' 기준으로 약 27억3544만 위안(한화 5019억원)을 기록했다. 


6일 오후 2시 현재 'EnData' 기준으로도 약 27억3544만 위안(한화 5019억 원)을 기록
했다. 이 또한 지난 7월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일에 맞춰 개봉한 또 다른 '국뽕' 영화 '중국의사(中國醫生)'의 13억2819만 위안을 두배 이상으로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장진호의 현재 누적 박스오피스는 올해 들어 상영한 영화 중에서 △1위 '안녕, 이환영(你好,李焕英)' 54억1330만 위안 △2위 '차이나타운 탐정3(唐人街探案3)' 45억1505만 위안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장진호는 지난 2일 하루 수입만도 4억2700위안에 달해 2017년 늑대전사2(戰狼2)가 세운 중국 전쟁영화 1일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한 만큼 누적 집계 1위 등극도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장진호가 이처럼 선풍적 인기를 끈 배경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전국 각지에서 공산당원들의 애국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당원들에게 영화 관람을 독려한 데서 찾을 수 있다.

 

▲ 지난 4일 홍콩 밍바오(明报) 지난 4일 '애국심 격발, 당원들 영화 볼 수 있게 다방면 안배해 한국전쟁 소재로 한 《장진호》 13억 위안 흥행(激發愛國 多地安排黨員看 《長津湖》 韓戰題材電影大賣13億)' 기사 [밍바오 캡처]


앞서 홍콩의 밍바오(明报)는 지난 4일 '애국심 격발, 당원들 영화 볼 수 있게 다방면 안배해 한국전쟁 소재로 한 《장진호》 13억 위안 흥행(激發愛國 多地安排黨員看 《長津湖》 韓戰題材電影大賣13億)' 기사에서 "항미원조 전쟁(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중국 영화 장진호가 상영 4일만에 입장수입 13억 위안을 돌파했다"면서 "현재 중국 내륙 각 지역 정부는 애국주의 정신을 발양하고 당원 간부의 애국 열정을 고조시켜야 한다며, 공산당원 간부들에게 영화 상영을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쯔보일보(淄博日)에 따르면 산둥성 쯔보시는 개봉 첫날인 지난달 30일 당사 교육과 연계해 쯔보대극장에 당원 간부의 장진호 단체관람을 추진해 시 고위 관계자(당위원회, 인민대표대회, 시 정부, 정치협상회의, 기율감찰위원회) 전원이 관람토록 했다.

 

펑파이(澎湃新闻)에 따르면 지난 2일에는 허난성 푸양(濮阳)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산혁명 과정에서 숨진 이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스카프를 매고 장진호 상영관을 찾았다.

 

이외에도 허베이성과 광둥성 등지에서도 당원 간부의 단체 관람을 추진했다.

 

앞서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2일, '애국 영화가 연휴 기간의 중국의 영화관의 스크린을 점거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장진호 등 새로 상영된 10여 개 영화 중 3개가 중국 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영화 장진호의 작가 중 한 명은 공연 첫날 무대 인사에서 "이 영화의 목적은 '중국을 괴롭힐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선전당국은 이 영화가 창당 100주년을 축하하는 선물로서 당중앙의 지도 아래 각본을 다듬는 데 5년을 소비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진호를 꼭 보러 가겠다는 한 베이징 남성(68)은 SCMP에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 해 중국은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다"고 전제하고, "이럴 때 중국인들이 애국심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나는 우리에게 힘을 주는 영웅 이야기가 특히 좋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报)는 지난 3일 "영화 장진호는 중국군의 치열한 애국정신, 당과 인민에 대한 더없는 충성을 그려냈고, 위대한 항미원조 정신을 생동감 있게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인민일보는 5일에는 장진호 제작에 참여한 첸카이거(陈凯歌) 감독의 제작기를 실었다. '패왕별희'로 유명한 첸 감독은 "정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싸운다는 것이 항미원조 전쟁 승리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 미 해병 1사단의 병력과 기갑부대가 북한의 장진호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고 있다. [미 해병대, 위키미디어]


영화 '장진호'는 1950년 11~12월 벌어진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다. 미 해병대 제1사단 등 국제연합군 1만5000여 명은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 매복한 중국군 8만5000명의 포위 공격을 뚫고 흥남으로 퇴각했다. 영화는 중국군 병사들의 희생으로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까지 밀렸던 전세(戰勢)를 반전시킨 것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장진호 전투의 실상을 중국의 입장까지 반영해 기술한 〈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On Desperate Ground)〉에 따르면, 올리버 프린스 스미스 장군이 이끈 해병 1사단은 퇴각(스미스 장군에 따르면 '바다를 향한 공격')하면서 쑹스룬(宋时轮) 장군이 이끈 제9병단의 2개 사단을 궤멸시켜 병단을 무력화시켰다.

 

전사와 구술 기록 그리고 수십명의 참전 용사들을 인터뷰하고 중국인 학자들의 시각을 반영해 쓴 이 책에 따르면, 장진호 전투에서 쑹스룬의 군대는 약 3만 명이 전사하고 1만2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반면에 미 해병대는 750명의 전사자와 3000명의 부상자, 그리고 200명 미만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또한 미군은 철수 작전을 전개하며 12월 마지막 주에 흥남항 전역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해군 함포는 모두 흥남항을 겨냥하도록 했다. 미군은 자신들이 떠난 뒤에 중공군이 진입해 이용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남김없이 완전히 파괴했다.

 

그 무엇보다도 미군은 철수할 때 몰려든 피난민들을 외면하지 않고 인도주의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미군은 1만4000명 이상을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Meredith Victory)에 태워 구조한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연출했다. 그때 흥남 철수로 구조된 생존자들의 후손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100만 명이 넘는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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