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장동 신속·철저 수사"…지시 배경 해석 분분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10-12 16: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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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첫 입장…"실체적 진실 규명에 총력"
대장동, LH보다 민심이반 심각…국정 악재 제거 의지
3차 슈퍼위크 여론 체감…이재명에 대한 인식 변화?
李에 힘 실어주기 관측도…文대통령-李 조만간 면담
野 윤석열, 홍준표 "매우 부적절" "대선 개입 의심"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연루된 의심을 받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한복을 입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당초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언급을 피해왔다. 여당 유력 대선주자가 얽힌 사건이기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해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에게 대선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을 누차 주문해왔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지난 5일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의견을 처음 낸 바 있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 의중이 담긴 이날 메시지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대장동 의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자꾸 소환하는 악재다. 이재명 후보도 민간업체가 천문학적 개발 이익을 챙긴 건 현 정부 들어 집값 폭등 탓이라며 책임 전가 인상을 풍겼다. 현 정부가 대장동 의혹을 해소하지 않으면 'LH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민심 이반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대장동 정국이 길어지면 문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40% 안팎의 지지율을 지키는데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레임덕을 경계해야할 문 대통령으로선 대장동 사건을 더 이상 '강건너 불구경'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조속한 진실규명'을 지시한 배경엔 자칫 국정을 덮칠 수 있는 폭탄을 빨리 제거하겠다는 의지가 우선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여 성향 검사가 수사 라인 책임선상에 포진해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약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면죄부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특검 수사를 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검경에게 질책을 겸해 수사를 채근한 것으로 비친다. 동시에 특검에 선을 긋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 메시지가 대장동 사건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 선출 직후 축하했다. 그런데 이틀 만에 검경 철저 수사를 지시한 건 국면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권내에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돈다.

지난 10일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3차 슈퍼위크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62%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를 더블스코어차로 누르는 이변이 벌어졌다. 대장동 의혹으로 이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이날 오전 이뤄졌다며 "지금이 말씀을 전할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 후보의 대패를 보며 대장동 의혹에 대한 심상치 않은 여론을 체감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YTN에 출연해 "문 대통령 메시지는 사회적 논란이 큰 사안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때 쓰는 표현을 담고 있다"며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대변인은 "실체적 진술, 조속한 규명 등은 이재명 후보 입장보다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 메시지에 따른 당내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지난 5일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낼때도 이재명 후보 지지층은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의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들끓었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인터넷에서 2017년 대선 때 갈등을 빚었던 두 사람 관계 등을 언급하며 "청와대가 이재명을 쳐내려 하는 것 같다"는 등의 의구심을 드러냈다. 안 그래도 이 후보 지지층 사이에선 청와대가 특정 캠프와 손잡고 대장동 의혹을 퍼뜨리고 있다는 '음모론'적 시각이 퍼져 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열린민주당 정봉주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에서 대장동 의혹 확산 배후에 대해 "이재명과 대척점에 서서 정치적으로 대결했던 민주당 정치의 한 축,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다들 누군지 알 것"이라며 "그분들이 청와대와 민정, 정무 라인 등과 소통하고 특정 캠프와 손잡고 이재명 죽이기를 위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통령 발언이 이 후보의 정면승부를 '지원'한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문 대통령의 강한 대응은 검경 수사에도 이 후보 혐의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이 이 후보에게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 "정치적 의미를 더한 해석은 말아달라"며 "순리대로 수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최근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며 "그 면담에 대해 어떻게 할 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면담 요청 사실을 공개한 만큼 문 대통령과 이 후보 만남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이 대면하면 대장동 사건을 언급할 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나선 안된다고 견제했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대장동 게이트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해놓고,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재명 지사를 만나겠다는 것은 모순이자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하는 자리인데 특정 정당 후보와 비밀 회동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고 또 진행 중인 대장동 비리를 공모하여 은폐한다는 의혹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잘못된 만남이 되지 않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했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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