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몰려간 국힘 의원들 "유의미한 자료제출 한 건도 없다"

안경환 / 기사승인 : 2021-10-13 16: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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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민의힘 정무·행안·국토교통위원, 경기도·성남시 항의방문
박수영 "부지사, 실장 다 고발 대상…지사말고 국민에 충성해야"
경기도 "대장동 관련은 성남시 업무...우리도 자료 못 받아"

18, 20일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가 이재명 지사의 '말기술'만 난무하는 '맹탕 국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지사가 전날인 12일 "치적과 성과 홍보의 장으로 삼겠다"며 국감 수용을 천명했지만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국회가 요구한 자료도, 증인채택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국감을 4,5일 앞두고 80~90% 정도의 자료제출이 이뤄지는 게 보통이지만, 18일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을 5일 앞둔 13일 현재 대장동 관련 자료는 제출이 안되고 있다.
 

▲경기도가 국회 국정감사 자료제출에 협조하고 있지 않다며 13일 경기도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 [뉴시스] 


대장동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국감이지만 검증할 기본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하면서 자칫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공방만 이어질 상황에 처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김도읍 정책위 의장을 비롯한 국회 정무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이날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국감에 앞서 요구한 자료, 특히 대장동 관련 자료 제출에 경기도가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지사에게 따지기 위해서다.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도읍 의장을 비롯한 박완수, 김용판, 서범수, 송석준, 김은혜, 송언석, 박성민, 정동만, 박수영, 윤창현, 이명수 의원이다.

하지만 이 지사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과의 간담회 겸 오찬 일정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경기도에선 이 지사를 대신해 오병권 행정1부지사와 최원용 기획조정실장, 홍지선 도시주택실장이 이들과 마주 앉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경기도가 국정감사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김 의장은 "이 지사가 지사직을 가지고 있으면 당연한 책무인 국감 수감에 대해 어제 마치 배부른 듯이 수감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참 무도하다. 국감을 받겠다는 이 지사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분들이 제가 도지사직을 언제 사퇴하는지 관심을 갖고 계시고, 하도 전화가 많이 와서 공개적으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며 "원래 계획대로 경기도 국감을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이어 "대장동 게이트를 중심으로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4년간 이 지사의 무능, 부패,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 국감을 통해 낱낱이 밝히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유의미한 자료는 한 건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증인·참고인도 또한 단 한 건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도 국감을 통해 대장동 사업과 행정 성과를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스스로 얘기했다"며 "그 행정성과 자료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됐나, 자료는 꽁꽁 숨기고 행정 성과를 말하는 게 앞뒤가 맞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완수 의원은 "국감 자료를 한 건도 안 내놓는 것은 국감 자체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국회를 무시하고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냐"고 따졌다.

김은혜 의원도 "(대장동 개발사업이) 단군이래 최대 치적이라면서 자료를 제출하거나 홍보한적 없지 않나"며 "국민에게 이 지사의 치적을 알려야지 왜 숨기는 것인가"라고 캐물었다.

윤창현 의원은 "경기도를 와보니 이 지사 왕국 같고, 여기 계신 분들은 호위무사 같다"며 "도민들의 피눈물이 안보이나, 그런 피눈물을 보면서 정확하게 바로잡을 생각을 해야지 왕에 충성하는 것인가"라고도 했다.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역임했던 박수영 의원은 "자료 제출 안하면 부지사, 실장도 다 고발 대상"이라며 "공직 시작할 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하겠다고 서약하지 않았나, 지사에 충성하지 말고 국민에 충성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간담회 후 오 행정1부지사에게 '2021년 대장동 관련 국정감사 미제출 자료 목록'을 전달했다.

목록에는 대장동·제1공단 결합도시개발 사업 관련 내부 검토 자료, 결재자료 문서 사본,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송수신한 문서 사본 일체,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용하게 된 절차 및 경위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를 수감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이재명 지사. [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오는 18일과 20일 국회 행안위와 국토위 국감을 받는다. 지난 6일 기준 국회 각 상임위에서 경기도에 요구한 자료는 3895건에 이른다. 지난해 3014건보다 약 30% 늘었다.

국회의 자료 요구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 이 가운데 60%가 넘는 2392건이 지난 8월 이후 집중됐다. 상임위별로는 행안위 921건, 국토위 897건 등이며 나머지 574건은 다른 상임위 요구 자료다.

특히 행안위와 국토위가 최근 2개월 새 요구한 자료 중 약 300건(행안위 100건, 국토위 200건)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이 요구했으나 경기도가 제출하지 않고 있는 자료는 행안위 76건, 정무위 56건, 국토위 82건 등이다.

답답하기는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업무여서 국회 요구 자료를 모두 성남시에 이첩했으나 상당수 자료를 아직 송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업무로 경기도가 연계된 게 없다"며 "국회의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게 아니라 경기도 역시 성남시의 협조를 구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해명을 들은 이들 의원은 곧바로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김 의장은 신경천 성남시 행정기획조정실장을 만나 "대한민국 검찰 경찰이 정권의 시녀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여러분들 사무실에 압수수색 들어올 것", "시간 문제로 성남시와 이 지사의 죗값만 더 커질 뿐"이라며 '오늘 중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신 실장은 "민간이 보유한 자료는 어렵더라도 가능한 것은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U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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