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밟을까, 고양이처럼 살금살금…가을 은행나무의 배신

문재원 / 기사승인 : 2021-10-13 21: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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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던 / 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

시인 곽재구는 은행잎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노래했다. 시인의 절창처럼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가을이 선사하는 '금빛 추억'이다. 그러나 이 계절 마주하는 은행나무는 배신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행여 밟을세라,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걷는 출근길. 은행나무 아래서 펼쳐지는 또 다른 가을 풍경이다. 그렇게 걷다가 툭! 발밑에서 터지는 불길한 파열음. 순간 코끝을 스치는 고약한 냄새.

요리조리 피해 걷는다지만 '완전방어'는 쉽지 않다. 흩뿌려진 은행은 지뢰처럼 발밑에서 폭발한다. 환경미화원의 부지런한 손길이 닿기엔 지뢰밭이 너무 넓다.   

사진=문재원 기자, 글 = 안혜완 인턴기자


 

 

 


UPI뉴스 / 문재원 기자 m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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