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기시다 총리 첫 통화…위안부·강제징용 '입장차 팽팽'

장한별 / 기사승인 : 2021-10-15 22: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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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일본인 피랍 문제도 논의…대면 회담 미정
'징용·위안부 문제, 한국이 책임져라' 재확인한 기시다
"청구권협정 해석차이…외교해법 모색" 문 대통령 제안에도 '요지부동'
의사소통 필요성 언급한 점은 주목…정상회담 안한 스가와 대비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5일 첫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이웃국가로서 협력 의지를 밝히고, 강제징용·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갈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달라진 건 없었다. 여전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한국 때리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아베 신조(安倍晋三)나 아베를 계승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두 전직 총리 시절과 달라진 건 없었다.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란 강제징용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을 뜻한다.

▲ 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뉴시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오후 6시40분부터 약 30분간 기시다 총리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일본은)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맞서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희망이 있는 미래로 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따뜻한 축하 말씀에 감사드린다.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일 양국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몇몇 현안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지를 갖고 서로 노력하면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문제"라면서 "양국 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며, 외교당국 간 협의와 소통을 가속화하자"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며,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열네 분이므로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 가속화를 독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시다는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관해 "국제적 약속, 나라와 나라의 약속 또는 조약, 국제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한국 측에 제대로 된 대응을 부탁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갖고 의사소통을 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및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대한 논의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빨리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하면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고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하고,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의 억지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한국 정부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교류는 한일관계 발전의 기반이자 든든한 버팀목"임을 강조하며 특별입국절차 재개 등 가능한 조치의 마련을 통한 양국간 인적 교류 활성화 재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대응 및 한일 간 왕래 회복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다만 현재로선 한일 정상이 직접 만날 계획은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뒤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일 간 엄중한 문제도 있지만 양국 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릴 수 있도록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다"며 "대면 회담은 현재까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취임 이후 지난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시작으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1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각각 전화 회담을 했다.

한일 정상이 대화를 나눈 것은 올해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일본 총리와 잠시 인사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U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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