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역행하는 제1야당…무능·무식한 의원·잠룡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10-19 16: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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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한방'은커녕 맹탕 질의에 김용판 헛발질까지
與 유인태 "이재명, 의혹 해소…野 우습게 돼 버려"
윤석열 '전두환 실언'…홍준표는 '수소 H20인가'
尹·洪·당 지지율, 정권교체 50%대에 20%p 뒤져
"與에 비해 절박함 떨어져…유권자 기대 맞춰야"
정기국회의 꽃은 국정감사다. 야당은 정부 추궁을 벼르며 국감을 준비한다. 수권능력을 알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다. 일부 의원은 밤새 자료를 뒤지며 '한방'을 계획한다.

특히 대선 직전인 올해 국감은 더더욱 중요하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출석한다. 이미 '대장동 의혹'이라는 사냥감도 널려 있는 판이다. 그런데도 제1야당은 참패했다.

▲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지난 18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연루설'을 주장하며 관련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8일 국회 행안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졸전을 거듭했다.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맹탕 질의'를 이어갔다. 이 지사의 '말발'에 밀려 비웃음까지 당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 질의 때는 "큭큭큭" "흐흐흐"라며 수차례 소리내며 웃었다. 야당이 허술하게 나섰다가 수모를 자초한 꼴이다.  

김 의원은 성남지역 조폭 '국제마피아' 조직원이 이 지사 측에 20억원을 줬다고 주장하는 진술서와 함께 '현금 다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어디서 찍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은 많이 하셨다"고 비아냥댔다.

결국 김 의원의 '폭로'는 헛발질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대장동 국감'은 사실상 폭망했다. 이 지사와 여당에게 반전의 빌미를 줬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한마디로 무능이 빚은 참사다.

김 의원은 19일 한 언론과 통화에서 "사진의 진위 확인을 못했다"고 시인했다. "제보자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여 진위 확인 절차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는 "여러가지 파장이 좀 커질 것 같은데 지켜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와 국민의힘은 대장동을 둘러싼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장동 전투가 대선 정국의 분수령으로 판단해서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김용판 자책골'로 이 지사 주장에 국민이 더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게 됐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국민 다수는 이 지사가 부패에 연루됐을 거다라고 생각하더라"라며 "어제 국감에서 그런 의혹을 해소했다. 이 후보가 아주 선방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유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결정적 한 방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조폭에게 돈 받았다고 하고"라며 "저쪽(국민의힘)이 우습게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도 TBS 라디오에서 야당 의원의 '맹탕 질의'를 질타했다. "그렇게 못 할 수가 없다. 히딩크의 심정이 이해되더라"라는 것이다.

곽상도 의원은 '아들 50억원 퇴직금' 논란으로 이 지사의 '국민의힘 게이트' 프레임 역공에 일조했다. 곽 의원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에 대해 '특혜 의혹' 공세를 주도해왔기에 역풍은 거셌다. '아빠 찬스' 논란으로 국민의힘이 그토록 공들였던 '공정 이미지'는 상처를 입었다. 장제원 의원도 아들 래퍼 노엘의 각종 구설로 당에 적잖은 손실을 끼쳤다. 2030세대의 비호감이 확산되면서 국민의힘이 '아들 리스크'에 휘청였다. 

무능한 의원만 문제가 아니다. '빅2' 경선후보에 대한 우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경쟁자들로부터 '준비 안된 후보'라는 질타를 아직도 받고 있다. 잦은 말실수와 답변 주저 등으로 거의 '1일 1건' 자살골을 기록중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혀 매를 벌었다. 홍준표 의원도 허점을 드러냈다.

전날 부산MBC에서 열린 4차 부산·울산·경남 합동 TV토론회. 원희룡 전 지사는 홍 의원의 '5년 내 부·울·경에 수소 경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언급하며 "러시아 가스, 원자력 얘기하셨는데 수소 뭐로 만들겁니까"라고 물었다. 홍 의원은 "수소 H₂0인가 그거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H₂0는 물이죠"라고 반박했다. '수소 H₂0인가' 발언은 인터넷에서 조롱을 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1야당이 무능하고 무식한 면을 계속 노출하면서 국민에게 집권 준비가 안된 것으로 비치고 있다"며 "정권교체 열망은 뜨거운데 국민의힘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분통을 떠뜨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은 55%~60%로 나타나고 있다. 정권 유지를 원하는 응답은 35%~40%정도. 격차가 20%포인트(p) 안팎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정권 교체는 55.7%, 정권 재창출은 36.2%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정권 교체 56.7%, 정권 유지 35.6%였다. 

▲ SBS 8뉴스 화면 캡쳐 

그러나 여야 가상 양자대결 지지도에선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5.5%, 이 지사는 33.2%를 얻었다. 격차는 2.3%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내였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이 후보의 양자 대결 결과도 비슷했다. 홍 의원은 33.2%, 이 지사는 32.8%로 초접전 양상이었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양자대결에서 받은 지지율은 정권 교체 여론(55.7%)에 비하면 20%p가 낮은 것이다. 두 사람 중 한명이 본경선에서 승리한다면 '컨벤션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지지층을 결집해 이 지사를 여유 있게 제칠 수 있을까.

지난 14일 나온 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정권 교체는 58%로 정권 유지(38%)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서 당선을 원하는 정당 후보'에 대한 질문엔 응답자 36%가 민주당 후보, 35%는 국민의힘 후보를 꼽았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응답자 중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가 60%에 그친 탓이다. 정권 교체 응답자의 28%는 당선을 원하는 정당의 후보가 '없다·모르겠다'고 밝혔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분석은 분분하다. 국민의힘은 경선중이다. 민주당은 이 지사를 후보로 결정했다. 이 지사에 비해 국민의힘 경선후보는 지지층 결집이 부족하다. 가상 대결 시 정권 교체 여론이 충분히 수렴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권 교체 여론 중에는 국민의힘 외 다른 야당 지지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정의당·국민의당 지지층과 무당층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그들의 정권교체 요구가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간의 1대1 가상대결 구도에선 (야당 후보로) 수렴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국민의힘과 대선주자들의 능력과 행보가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 기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 탓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한다는 절박함과 투철함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권을 잃으면 다 죽는다는 여당의 사생결단식 태도에 비해선 전의가 너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과 대선주자들은 정권 교체 여론에만 기대지 말고 유권자의 냉혹한 평가를 직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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