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남욱에 공사 설립 도우면 개발 사업권 주겠다며 금품 받아"

김지원 / 기사승인 : 2021-10-23 15: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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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공소장에 '사업 관여' 드러나
"너희 마음대로 해라" 3억원 요구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과거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하던 남욱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관개발 사업권을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먼저 하고 뒷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장동 개발 방식이 확정되기 2년 전이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UPI뉴스 자료사진]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이 지난 21일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약속)로 기소한 A4용지 8쪽 분량의 공소장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2012년 최윤길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 남 변호사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안이 통과된 후 한 달 뒤인 2013년 3월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 계획도 너희 마음대로 다해라. 땅 못 사는 것 있으면 내가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남 변호사에게 "2주 안에 3억 원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을 함께 추진하던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 씨로부터 돈을 받아 그해 4월∼8월 강남 룸살롱 등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총 3억5200만 원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 돈에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는 남 변호사 등이 공사 설립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공사 설립 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실제 화천대유 측에 편파적으로 일이 진행됐다는 점도 공소장에 적었다.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 변호사로부터 사업자 선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2014년 11월 기획본부 산하에 전략사업실을 신설해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 정 회계사 지인인 김민걸 회계사를 채용해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편파 심사를 하게 했다는 것이다.

화천대유 측과 맺은 사업협약·주주협약에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 사업자에게 거액의 이익이 돌아가게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이익 1822억 원만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돌아가고 나머지 배당수익 4040억 원 및 수의계약을 통해 취득하는 5개 블록 택지의 분양수익 약 3000억 원이 화천대유에 지급된다는 사실을 유 전 본부장이 이미 알고 있었다고 봤다.

이후 지난해 10월 분당의 한 노래방에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씨에게 도와준 대가를 달라 요구했다. 김 씨는 700억 원 정도를 지급하겠다 약속하고 그 전달방식으로 총 4가지를 제안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세운 유원홀딩스 주식을 김 씨가 700억 원을 반영해 매수하는 방식 △천화동인 1호로부터 700억 원의 배당금을 직접 받는 방식 △김 씨가 천화동인 1호로부터 70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유 전 본부장에 증여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도록,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며 화천대유에 명의신탁 소송을 제기한 뒤 남 변호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 전달하는 방법도 제시된 걸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이들이 올해 2∼4월 여러 차례 논의 끝에 700억 원에서 세금 공제 후 428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보고 유 전 본부장에게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이러한 공소사실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남 변호사의 녹음파일, 당사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구성한 사실관계이기 때문에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물증이 없는데다 유 전 본부장이나 김씨가 이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혐의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인 공사 설립 과정의 도움도 빠져 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검찰이 핵심 증거로 삼고 있는 정 회계사 녹취록의 증거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변호인은 "위례 사업이나 대장동 사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김 씨가 자기에게 수백억을 줄 것처럼 얘기하자 맞장구친 내용이 녹음돼 주범으로 몰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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