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배임 아닌 직권남용 불똥?…'황무성 녹취록' 파문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10-26 15: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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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기 "시장님 命" 사퇴 압박…黃 "李 지시라 생각"
野 원희룡 등 李 고발…檢, 직권남용혐의 수사할 듯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연상…김은경 2심서 2년
조응천 "1급 그냥 나가는 것"…李측 "신뢰성 의심"
'황무성 사퇴 강요 녹취록' 파문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25일 공개한 녹취록에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초대 사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근들의 압력으로 사퇴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이 후보 측근으로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등장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오른쪽)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1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취임식을 가진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성남도시개발공사]

이 후보는 직권남용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검찰 수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로선 대장동 의혹 관련 '배임' 혐의를 피하는가 싶더니 직권남용 불똥이 튈 수도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26일 녹취록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며 '이재명 엄호'에 나섰다.

녹취록은 황 전 사장이 2015년 2월 6일 유한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과 40분 가량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민감한 대목은 '시장님 명(命)'이라는 표현이다. 녹취록을 공개한 김은혜 의원이 "이 후보가 연상되는 대목을 확인됐다"고 주장한 이유다.

녹취에서 유 전 본부장은 "너무 순진하다"며 황 전 사장 사퇴를 종용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사장님이 빽이 있었나 뭐가 있었나. 공적이 있고 그런 사람들도 1년 반, 1년이면 다 갔다"라고 압박했다. 황 전 사장은 GS건설 부사장 등 30년 건설업계에서 일하다 들어온 외부 인사다.

유 전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정실장'을 수차 거론했다. 그러자 황 전 사장은 "그게(사장 자리가) 원래 지꺼야"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아 참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이야기입니다.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라고 공박했다. '시장'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칭한 것이라고 김 의원은 분석했다.

녹취록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은 12번, 정진상 전 실장은 8번, 성남시장은 7번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2월 6일은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다. 황 전 사장은 압박을 견디다 못해 그해 3월 초 임기 절반도 못 채우고 사퇴했다. 황 전 사장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는 이 후보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한 시민단체도 이 후보를 고발했다. 

원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간 호주 여행(견학)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작전을 짰을 것으로 의심했다. 그는 "11박 여행을 갔다 온 다음에 도시개발공사 사장(황무성)도 잘리고 화천대유도 바로 설립이 되고, 이 초과이익환수조항도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황 전 사장 사임 소식에) '왜 그만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저를 아무리 뒤져도 100% 뭐가 나올 게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만약 성남시 측 인사가 정당한 사유없이 황 전 사장 사퇴를 강요했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비근한 유사 사례로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된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꼽힌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2017~2019년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아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검찰은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배임 혐의를 적시했다가 정작 기소할 때 빼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야당은 "이재명을 구하기 위한 꼬리자르기"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직권남용 혐의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배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 후보를 지원했다. 조응천 의원이 앞장섰다.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이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조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1급 이상 공무원은 집으로 가라 그러면 그냥 집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자 이상으로 가면 거취가 딱 임기에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재명 캠프 현근택 전 대변인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 "녹취록이라는 것은 한 쪽의 이야기만 듣는 것"이라며 "신뢰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시장님 명'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2015년 일이다. 만약 본인이 억울하면 그때 그걸 공개하든지 인사 제기를 하든지 소청을 심사하든지 하면 되는 것이지 지금 와서 (공개) 하는 것도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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