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국가장', 내란죄로 논란…文대통령 결심에 달려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10-26 20: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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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유영민 "국가장 가능하나 절차 필요…논의하겠다"
국립묘지 안장엔 "국민 수용성 등 정무적 판단 필요"
與 의원, 5월 단체 "역사적 단죄 안 끝나" 국가장 반대
김영삼 국가장 유일…서울대병원 빈소, 27일부터 조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하면서 '국가장(國家葬)' 예우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청와대 유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 질의에 답한 것이다.

▲ 노태우 대통령이 1992년 대선을 앞두고 중립선거 내각 출범에 즈음해 특별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캡처]


유 실장은 "국가장 시행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로 '(전직대통령) 예우 박탈'은 명시돼 있지 않다"며 법률상 국가장은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절차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논의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장법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이거나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긴 사람의 경우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국가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 '결심'에 달렸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으로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나 유족들의 바람, 국민정서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장은 정부가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국고에서 경비를 부담하는 게 원칙이다. 장례위원장은 국무총리가, 집행위원장은 행안부 장관이 맡는다. 5일 이내로 장례를 치르며 장례 기간 조기도 게양한다.

정부는 유족과 장례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국가장 예우의 변수는 노 전 대통령의 '내란죄' 전력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내란죄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7년 12월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됐다. 내란죄 전력이 있으나 사면이 이뤄져 국가장 판단 기준이 애매하다.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이지만 내란죄로 처벌받은 만큼 국가장을 치르는 게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실장이 '법률상 가능하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논의를 더 할 것"이라고 말한 건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윤영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노태우 씨는 대법원에서 최종 17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많은 국민들이 12·12 내란은 물론 5·18 광주학살에 대해서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국가장 실시에 반대 의견을 냈다.

민주당 조오섭 의원과 윤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에 안장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5·18 민주유공자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도 공동성명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두환과 육사 동기인 노씨는 4공화국 당시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5·18당시 광주시민 학살에 동참했다"고 국가장 반대 이유를 제시했다.

기존에는 '국장(國葬)'과 '국민장(國民葬)'이 있었지만 2011년 법이 개정돼 '국가장'으로 통합됐다. 2015년 별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가 유일한 국가장이다.

▲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차려질 예정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국립묘지에 안장될 지도 미지수다. 여기서도 내란죄가 걸림돌이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장으로 장례된 사람은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대상자가 된다. 국가장 통과가 열쇠인 셈이다.


유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여부에 대해선 "그 문제는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들의 수용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부 절차에 따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빈소는 27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차려진다. 조문도 이때부터 가능하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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