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의 큰절, 당직자 일괄사퇴… 속도내는 '이재명의 민주당'

조채원 / 기사승인 : 2021-11-24 21: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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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중 5초간 큰절…"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 
주요 당직의원 일괄 사퇴…"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뜻 모아" 
청년 선대위 발족…"꼰대 이미지 깨는 다이너마이트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대국민 사죄의 큰절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추진 간담회 도중이었다.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우리가 잘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면서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넙죽 엎드려 5초간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아픈 마음을, 어려움들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되고 혁신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완전히 변화되고 완전히 혁신된 민주당이 되라는 국민의 명령을 우리가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러 가지 사유들이 있겠지만, 우리 국민이 명령하는 또 우리 당원들이 지시하는 일들에 대해서 우리가 충분히 그 책임을 다했는지에 대해서 많은 국민께서 의구심을 갖고 계신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갑작스러운 큰절에 함께 있던 윤호중 원내대표와 박완주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날 큰절도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시도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사과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가속화하려는 속내가 읽힌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 오늘이 새로운 민주당 1일 차"라고 선언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당직자 일괄 사퇴도 같은 맥락이다. 윤관석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민주당 주요 정무직 당직 의원들은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일괄 사퇴의 뜻을 함께 모았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과 박완주 정책위의장, 유동수 정책위 부의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모두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윤 사무총장은 송영길 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당 대표와 상임 선대위원장 사퇴는 논의된 바 없고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당직자 일괄 사퇴에 대해 "국민 우선, 민생 우선이라는 대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내려놔 준 용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대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 때문"이라며 "국민들께서 민주당에 기대하는 바를 충족하고 신속하게 반응하며, 의사결정도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근 후보 지지율이 지지부진하자 출범 19일 만인 지난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대위와 당 전면 쇄신에 동의하고, 이 후보에게 전권을 주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청년 선대위 발족으로 선대위 쇄신의 신호탄을 쐈다. 청년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에는 권지웅 전 청년대변인과 서난이 전북 전주시의원이 발탁됐다. 권 위원장은 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 세입자 주거 관련 사회운동에 종사해 온 청년운동가로 2020년 8월부터 당 청년대변인을, 경선 과정에서는 이재명 캠프 수석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서 시의원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8년차 정치인으로 전주시 예결위원장과 복지환경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한 지역 청년 정치 리더다. 선대위 대변인은 홍서윤 청년대변인, 전략 담당은 장철민 의원이 맡았다.

청년선대위는 청년층을 주축으로 이뤄진, 중앙선대위와 별개 조직으로 청년 정책 공약 수립과 실행에 주도적 역할을 맡는다. '민주당 꼰대짓 그만해 위원회', '남혐여혐 둘다 싫어 위원회'가 운영될 예정이다.

권지웅 위원장은 청년선대위의 필요성에 대해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은 여전히 높다"며 "가르치려는 모습, 스스로가 옳다는 태도, 그리고 문제를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모습이 꼰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이것을 깨는 다이너마이트가 필요하다"고 권 위원장은 말했다.

이 후보의 차별화와 쇄신 행보에 지난달 10일 후보 선출 이후 박스권에 갇혔던 지지율도 반등하는 흐름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YTN 의뢰 지난 22, 23일 전국 성인 1011명 실시) 다자대결에서 윤 후보는 44.1%, 이 후보는 37.0%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0.3%p 하락한 반면 이 후보는 2.4%p 올랐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선회 등 정책 유연성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청년정책 발표에다 특검 수용 등 악재가 해소된 게 반등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선대위 이경 부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쇄신에 대해 "인선도 이뤄질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선대위가 무겁다,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을 수용한 데 따른 체질개선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98%의 공약 이행률이 경쟁력"이라며 "꾸준한 공약 발표로 유권자들이 '우리 삶이 진짜 바뀌는구나'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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