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6개월 남았는데…오세훈·박형준, 공공기관장 못뽑고 '끙끙'

탐사보도팀 / 기사승인 : 2021-12-01 1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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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장 전수조사] ① 시장 바뀐 서울·부산시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출신 기관장, 취임 두 달 만에 사표 제출  
박형준 부산시장, 기관장 임명 강행해 시의회와 연일 '티격태격'
2022년은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는 '선거의 해'다. 대선과 지선이라는 큰 바람을 타고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만큼 가슴을 졸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전국 17개 시도가 출자·출연한 지방공공기관의 기관장들이다.

이들은 평균 1억 원이 넘는 연봉과 수백억 원대 예산을 주무르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지자체장 거취에 따라 그야말로 '파리 목숨'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UPI뉴스는 지난 4월 치러진 보궐선거로 지자체장이 바뀐 서울과 부산, 그리고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지자체장이 사퇴한 경기도와 제주도 전국 네 곳의 공공기관장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편집자주]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오세훈식 시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을까.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까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세훈표 시정은 안정 궤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든든한 정책 지원군이 돼야 할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부터 문제다. 자리를 두고 아직까지도 잡음이 일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UPI뉴스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26곳을 조사한 결과, 12월1일 현재 총 6곳이 대표 교체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4곳은 자리가 공석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임기를 연장한 곳도 1곳이 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임명된 기관장이 두 달 만에 사표를 내 조만간 다시 공모에 들어갈 곳도 있다.  

현재 서울연구원과 서울기술연구원 원장, 그리고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은 공석이다. 서울연구원의 경우 서왕진 전 원장이 지난 2월 물러났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공모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이 서울연구원과 서울기술연구원을 합병하겠다고 공표한 뒤 이를 번복하는 바람에 원장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지난 11월2일 열린 서울시의회 회의에서 관련 질타가 쏟아지자 서울시는 "서울연구원과 기술연구원 통합가능성 여부에 대한 사전검토가 필요한 사항이 있어 원장 임명절차를 바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김경호 사장 임기가 이미 지난 9월 끝났다. 하지만 새 기관장을 뽑지 못해 아직까지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0월 임원 공개모집에 나섰다. 최근 사장 후보자 중 1차 컷오프 대상자 면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모 초반부터 '내정설'이 나도는 등 숱한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공개모집 이전부터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모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난데없이 사장 내정설이 돌면서 벌써부터 공사 간부들이 모 인사와의 연계망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장 현황. [각 공공기관 취합]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대표 교체된 공공기관 13곳


지난 10월1일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캠프 출신인 문혜정 씨가 대표로 취임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인사검증 단계부터 서울시의회 측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문 대표는 1994년 SBS 공채 1기 전문 MC로 발탁된 방송인 출신으로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특정 정당 부대변인을 지낸 방송인 출신 대표가 서울시민의 노후 인생설계를 담당하는 기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 건데, 정작 문제는 취임후 문 대표의 행보다. 개인사정으로 대표 업무를 제대로 시작도 하지못하고 물러나게 된 것이다.

문 대표는 약 한 달 정도 근무하고 11월부터 연차, 가족돌봄휴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다가 서울시와 재단 측에 휴직 의사를 밝혔다. 지난 11월22일 열린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에서 박기재 부위원장은 "문 대표는 50플러스재단 행정사무감사에 가족 간병휴가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감사가 종료된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된 채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 측에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이 같은 선례가 없어 휴직 처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문 대표는 취임 두 달 만인 지난 11월26일 배우자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11월26일 사임 입장문을 통해 "갑작스러운 사직 결정을 하게 된 점에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사퇴 이유에 대해 "지난 10월28일 간경변과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배우자의 암수치가 20배 이상 상승했고 배우자인 제가 생체간이식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서울시 한 의원은 "아무리 가족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연락두절되는 사람은 처음 본다. 아무 고지도 없이 행정감사에도 나오지 않았고 (해당기관)직원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문 대표)실종신고를 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겠느냐. 완벽히 실패한 인선이다"라고 비판했다. 

UPI뉴스 조사결과 올해 기관장이 새로 취임한 14곳 가운데 13곳은 오세훈 시장 취임 후인 5월 이후 기관장 교체가 이뤄졌다. 이중 오 시장이 캠프 출신 인사 등을 선임해 인사검증 단계에서부터 갈등이 빚어진 곳도 여럿이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1일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에 권영걸 씨를, 대표직엔 이경돈 씨를 임명했다. 이들은 과거(오세훈 시정 1기) 오 시장과 함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주도한 이들이다. 같은 날 취임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대표 역시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한 인물이다. 안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임명 전 '자질 논란'을 빚었다. 

박형준 부산시장,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 '삐그덕 삐그덕' 

부산 역시 서울과 같은 고민에 휩싸였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형준 부산시장의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문제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11월18일 부산시의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 아직까지도 진통을 겪고 있다.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형준 부산시장이 11월26일 오후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한문희 신임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한국철도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철도공사 재직 시절인 2013년 국토교통부 사무관과 함께 건설업체 관계자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2016년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낼 당시에도 철도민영화·외주화에 맞서 파업을 벌인 노조 조합원 252명을 무더기 징계하고 '0원 월급명세서'를 보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용학 신임 부산도시공사 사장도 의회 반발을 샀다. 김용학 사장은 인천도시공사 사장에서 물러난 뒤 외국계 부동산 개발업체에 취업해 4년 간 16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은 점과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특정 정치인 지지를 선언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두 공사 노조는 신임 사장 인선에 반발하며 출근 저지에 나서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은 25개 지방공기업 및 지방출자·출연기관 중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자리와 부산관광공사 사장직 그리고 부산경제진흥원 원장, 부산문화회관 대표 5개 자리가 비어 있다. 

▲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현황. [각 공공기관 취합]

부산시설공단과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직, 부산문화회관 대표직은 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원장직 공모를 마친 상태다. 

시의회 인사검증 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11월24일 부산경제진흥원 원장 후보자의 인사검증회를 오는 13일 개최하기로 하고 적격 여부가 담긴 경과보고서 송부 일정을 17일로 못 박았다. 이에 부산시 측은 "사전 조율과 합의가 전혀 없었다"며 철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특위 위원들은 당초 날짜 외에는 인사검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공공기관장 인선을 놓고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월22일 열린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곽동혁 시의원은 "자존심을 건 치킨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 시장의 공공기관장 인사 강행을 비난했다. 박 시장은 "의원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이달에 부산지방공단 스포원과 영화의전당, 내년 1월에 부산문화재단 등의 공공기관장 임기가 줄줄이 만료될 예정이다.

UPI뉴스 / 탐사보도팀 조현주·김이현 기자 tams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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