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인사'를 '이재용 인사'라 말하지 못하는 삼성

박일경 / 기사승인 : 2021-12-09 16: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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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이후 5년까지 취업제한에도 광폭 행보
'취업 제한' 받은 수형자인데…인사권 행사 논란
사실상 특별사면…문 대통령 약속 파기 사례 추가
삼성전자가 9일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이 대거 탄생했다. 지난 7일 사장단 인사에 이은 파격 임원 인사다. 대표이사 연령도 60대에서 50대로 젊어졌다.

이번 인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인사임은 불문가지다. 부회장으로 영전한 정현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사장은 이 부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모두 이 부회장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된 사건들이다.

미국 출장 후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던 이 부회장의 위기의식도 반영됐을 것이다. 이 발언으로 인사가 늦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래저래 이번 인사는 '이재용표 인사'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로써 이재용의 '뉴 삼성'이 진용을 갖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이재용 인사'를 '이재용 인사'라고 말하지 못한다. "보고는 있었을 것"이라는 귀띔 정도만 들릴 뿐이다.

삼성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 신세가 된 건 이 부회장의 법적 신분 때문일 터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횡령·배임죄 수형자로,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가석방으로 몸만 풀려났을 뿐이다. '취업 제한'은 2027년 7월이 지나야 풀린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14조는 5억 원 이상 횡령·배임으로 유죄를 받으면 해당 범죄와 관련된 기업에 일정기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이 부회장은 86억 원 가량 삼성전자 돈을 횡령해 박 대통령 등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돼 최종 징역 2년6개월을 받았다. 징역형의 경우 집행 종료 후 5년간 해당 기업 취업이 제한된다.

그러나 법전의 문구일 뿐이다. 인사가 말해주듯 이 부회장은 이미 경영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버젓이 경영 전면에 선 모습이다. 시민단체들이 진작 비판하고 나선 이유다. 경실련·경제민주주의21·참여연대는 지난 10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제재 촉구 진정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특경가법의 취업제한 규정을 위반해 '유죄 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했을 뿐만 아니라 '회사법령 등에 따른 영향력이나 집행력 등을 행사'한 것으로, 법무부 장관은 즉시 삼성전자에 이재용 부회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가석방 또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렇다할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민원 취지를 고려하여 원칙과 절차에 따라 관련 업무를 엄정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이 있었을 뿐이다. 이쯤 되면 문재인 정부는 이 부회장을 특별사면해준 것과 다르지 않다. 비판여론을 의식해 가석방 형식을 빌렸을 뿐.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선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놓고 이제와서 모르는 척이다. 하긴 약속 파기는 줄줄이 이어졌다. "집값 반드시 잡겠다"는 장담도, "원인 제공하면 후보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 박일경 산업부장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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