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이명박은 김경수 사면 '끼워넣기'용인가?

류순열 / 기사승인 : 2021-12-29 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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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공감, 반성 없는 박근혜, 한명숙 깜짝 사면·복권
반성없는 사면, 원칙 잃은 사면은 법치주의 훼손일 뿐
2021년의 시작과 끝이 묘하다. 사면 논란으로 시작하더니 사면 논란으로 저물고 있다. 시가(詩歌)에서나 보던 수미쌍관이다. 

새해 벽두엔 애드벌룬만 띄웠다가 거둬들였다. 여론이 심상찮자 문재인 대통령은 모르는 일로 정리해버렸다. 논의 물꼬를 튼 이낙연 당시 여당 대표만 닭 좇던 개 신세가 됐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호했다. "대전제는 국민 공감"이라고 했다. "국민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오히려 국론 분열로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반성이 없으면 사면도 없다는 얘기다.

시간이 흘렀을 뿐 달라진 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콕 집어 공언한 사면 불가의 조건은 그대로였다. 국민 공감도, 당사자 반성도 여전히 없었다. 

그런데 깜짝 사면을 단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한명숙 전 총리를 복권시켰다. 둘 모두 반성한 적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은 31일 옥중 서신을 모은 책을 출간하는데, 일부 공개된 내용을 보면 반성이나 사과는 없다.

이렇게 문 대통령의 거짓말이 또 하나 늘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사면권 제한을 약속했다.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5대 부패범죄자에 대해선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한 전 총리 모두 뇌물죄로 유죄가 확정된 부패범죄자들이다.  

조건을 떠나 결과적으로 국민화합 효과가 있다면 또 모르겠다. 그러나 문 대통령 스스로 지적했듯 사면이 오히려 국민 화합을 해치는 흐름이다. 우선 박근혜를 사면해주려 한명숙을 끼워넣은 것인지, 한명숙을 복권시키기 위해 박근혜를 끼워넣은 것인지, 진영 논리가 엇갈린다.

"촛불혁명에 대한 배신"이라는 시민의 저항도 있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 갈라치기'하려는 정치공학이란 의심도 끼어든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박근혜 정치세력이 다시 뭉칠 가능성이 적잖은 게 사실이다.  

그 어디에도 사면의 진정성을 믿는 여론을 만나기 어렵다. 원칙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잘못한 것 없다는 범죄자를 사면해주는 모순, 뇌물 준 자(이재용)는 배제하고 뇌물 받은 자(박근혜)는 사면해주는 불균형. 원칙이 사라지니, 신뢰도 무너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뺀 것을 두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을 위한 끼워넣기 카드로 남겨놓은 것이란 정치적 해석도 터무니없는 상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사면은 사법부의 심판을 '없던 일'로 돌리는 일이다.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특권이다. 그런 만큼 확고한 원칙은 필수다. 지키지 못한다면 법치주의만 무너뜨리는 결과가 된다. 

국민대화합! 사면의 명분은 늘 똑같았다. 그러나 국민 화합이 된 경우를 본 적 없다. 끝내 반성없이 떠난 전두환 씨를 보라. 내내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 화합만 깨뜨리다 저세상으로 갔다. '반성없는 사면'의 결과다. 문재인 정권도 그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촛불혁명 정부'라면 달랐어야 했다.   

▲ 류순열 편집국장

U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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